Bull-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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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둠속으로 뛰어든다.Bull-shit🐶 2022. 10. 7. 22:22
낮동안 시간의 찰나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던 안경을 내려놓고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매일 써도 콧잔등을 지그시 누르는 감촉은 통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리는 불들은 모두 사그라들었지만 억지로 붙인 불들이 아직 꺼지지 않는 밤을 붙잡고 있다. 눈에 힘이 풀리고 찾아 들어오는 빛들이 줄어드니 오히려 더 잘 보이는 듯하다. 아무리 신경을 비추어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뇌와 눈 사이 어딘가에 떠다니고 잡으려 하지 않으니 점점 색깔을 더해간다. 어렸을 적에는 어둠이 찾아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시선 속에서 생각조차 하지 않던 것들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이었을까 어느 순간부턴가 고맙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상과의 사이에 잠시나마 거리를 주는 것이 어떠한 곳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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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에 대한 태도Bull-shit🐶 2022. 10. 1. 23:59
무언가를 배움에 있어 무지가 부끄러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뭔가를 읽고는 있는데 아무것도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을 때, 생각을 하려 해도 머리가 거부하는 느낌이 든다. 능력의 부재를 탓하기도하고 그저 흘려버린 시간들에 대한 미련을 토해내기도 한다. 배우려하는 것들이 단지 문장 몇개로 정리되어 간단해 보일지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거치며 정제되고 다져진 것들인데 이 점을 생각하지 않으면 표면적으로 보이는 글들에 좌절하곤 한다. 이러한 것들이 한번에 이해가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말이다. 무지를 아는 이가 배움을 구한다. 무지를 부끄러워하면 더 많은 것들로 부터 스스로를 가두어 놓는 것이다.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자체가 존재조차 몰랐다는 것에 대하여 유와 무를 구분할줄 알게 되는 것이다.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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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다Bull-shit🐶 2022. 8. 5. 23:03
대 낮, 태양이 모든 것을 보려하는 것 같다.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내어주듯이 빛난다. 찬란히 빛나는 것은 주위의 것을 끌어당긴다. 그저 곁에 서서 바라보는 이들 사이 그 빛의 그림자를 쫓는 사람이 있다. 뛰어든다. 물방울이 하늘을 향해 달려가다 금세 제 자리를 찾아 가고 자신의 존재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은 온몸을 감싸는 물결에 씻겨 사라져버린다. 아직 머리 위를 때리는 햇살이 바다와 그 사이에 선을 그어주고 있다. 들어간다. 물의 경계가 점점 흐려진다. 무엇이 있는지 무엇이 없는지 구분이 사라진다. 더 가까이 갈수록 뚜렷해 질 것 같았던 것들이 더 깊어지며 희미해져 간다. 사라진다.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어둠만이 있는 것인가 무엇이든 알아가는 것은 처음에는 다 안다고 생각하다가도 점점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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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의 한계Bull-shit🐶 2022. 6. 9. 10:41
세상이 아니라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는 방법이 너무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존재하는 세상은 사실 아주 단순한 원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인간 신체의 한계로 인해 주변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세상이 완전히 꼬여버린 실타래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왜곡된 렌즈로 본 상도 원래의 물체로부터 빛이 오기만 했다면 적당히 물체의 형체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인간들이 자연을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원리들도 비록 너무 복잡하게 바뀐 인지의 결과였지만 적당히 자연을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느정도의 성과가 나오니 의심없이 인지하는 대로 세상이 이루어졌다는 믿음에 갇혔다면? 세상의 본질에 대한 진실이 있다고 해도 인간의 인지를 벋어나야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설명이 되었다고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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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지 못한 곳Bull-shit🐶 2022. 6. 8. 23:22
인류의 조상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들과 우리의 공통점을 말해보라고 하면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들도 살고자 발버둥 쳤다. 인간이기 이전에 생명체로서 생존본능은 존재했을 것이다. 왜 살아야하는지 이유는 모르지만 일단은 살고 싶었을 것이다. 자연의 불확실성은 생존본능이 모든 것을 지배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정말 생존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만을 정신과 신체에 익혀나갔을 것이다. 생존본능은 우연히 만난 불 가까이로 사람들을 인도했고 다른 생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뭉치게 했으며 길에서 만나는 열량들보다 더 확실한 열량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기르게 했다. 인간이 현재 먹이사슬에 꼭대기에 위치하게 된 이유는 지구를 거쳐간 생명체들 중에서 가장 살고자 하는 본능이 강했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