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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Bull-shit🐶 2025. 5. 25. 23:18
     AI가 모든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하는 문구들에 강한 반항심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매번 새로운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체감되는 성능 향상에 놀라워하면서도

    이 칼의 날이 어느 순간 손잡이까지 미칠 것 같다는 서늘함을 함께 느낀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다양한 변화와 함께하며 살아왔지만

    이번 점프는 단순한 도구의 발전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 범위 확장을 강제할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구는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져도 다루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하지만

    AI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서 Agent라는 형태로 사용자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AI가 허락을 구하는 형태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지만

    작업의 전체 과정을 들여다보면 일의 주체를 가리키는 바늘이 점점 반대쪽으로 넘어가고 있으며

    우리는 점점 부탁을 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아니 어차피 도구일 뿐이다. 그냥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익혀서 더 많은 일을 하면 된다"라고 생각했었지만

    "도구에 대한 의존성의 방향이 바뀌면 그것이 정말 단지 도구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만 해도 이전까지는 머리를 싸매며 생각의 끈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왔지만

    이제는 "해줘~" 뒤에 나온 결과를 단순히 평가하는 것에 더 익숙해졌다.

     

    물론 생산성 측면에서는 말도 안 되게 향상되었지만

    스스로가 떼쟁이에 시니컬한 비평가가 되어버린 느낌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내고 있는 인간의 뇌는 너무나도 '효율'적이어서 쓰지 않는 기능을 빠르게 덜어낸다.

    이러한 사고 방식의 전환이 과연 인류에게 진정한 진화가 될 것인지

    아니면 지능의 외주화로 인한 퇴화가 될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설지 그의 그림자에 묻혀질지 말이다.

     

    AI는 인간이 생산해놓은 모든 정보들을 토대로 학습된 이후

    완성된 확률분포에서 최적의 값을 내뱉기 때문에 '평균'적인 대답을 해주는 데 제격이다.

    혹자는 그렇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근데 우리는 정답을 찾는 훈련에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창의성"이라는 것에도 형태를 부여하고 그것을 쫓고자 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위의 말처럼 어쩌면 이게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평균'이라는 신기루를 떨쳐버리고 저마다의 매질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외부에서는 찾을 수 없다.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를 관찰하고, 적고, 생각하고, 다시 물으며 적극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더보기

    샘 올트먼은 항상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생각을 정리한다고 한다. 

    "진짜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어쩌면 AI 시대에 개인이 갖추어야하는 역량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의 편안함은 접어두고 혼자서 글을 꺼내고 정리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자기만의 필터로 세상을 걸러보면서 농축된 단어들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찾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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